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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 for Respect_2018

18, 25R v 전남 (H)

풋뽈포리스펙트 2018. 8. 2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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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전남과 자매도시를 맺어야 한다. .

18년 8월 22일 19시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

0:7의 잔상이 아직 남아있었지만 그래도 인천으로 발길이 향했다. 어쩔 수 없는건가 아무런 기대도 걱정도 없는, 무념무상의 상태로.

인천 서포터즈는 S석을 비우고 서포팅을 하지 않는 강경한 자세로 인천 선수를 맞이하였다. 아무리 못한다 하더라도 코어를 비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단순히 경기장을 안 오는 것 말고) 전례 없는 결정에 동의는 했지만 사실 개의치는 않았다. 자리를 비운다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이러한 강수는 경기장의 텐션을 계속 유지시켜주는 반전의 계기가 되었다. 90분 내내 서포팅은 없었지만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조성 되었고, 어디서 시작 된지 알 수 없는 함성과 환호는 전용구장의 장점을 극대화 시켜주었다. S석이 아닌 E, W석 또는 N석 어딘가에서 울려퍼지는 박수와 목소리는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느낌이었고 오랜 울림으로 남았다. 킥과 스네어와 리딩이 없는 모습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90분이 되어 갈수록 이것이야말로 인천이 가야할 응원 문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짙어졌다. 3천여 명의 관중으로도 할 수 있다는걸 오늘 보여줬으니까.

물론 인천이 경기를 주도하고 승리를 함으로써 텐션을 높게 유지 할 수 있었겠지만 결과가 반대였더라도 나름대로의 분위기가 나왔을 것이다. 그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서포터즈를 해체해야하고, 일어서서 보면 소모임에서 강퇴 시켜야한다는 말을 했다. 앉아서 사람들과 도란도란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전혀 어수선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다.

경기로 돌아가서.

승리 키포인트로 정동윤, 임은수 그리고 의리의 전남을 뽑을 수 있다.

올 여름 광주에서 이적한 94년생 정동윤은 인천의 고질병인 측면을 책임지기 시작했고, 근성과 도전 정신으로 병을 고치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구멍난 측면에서 남다른 투지로 역할에 충실하며 고군분투 했고 그 결과 전남의 침투를 잘 막아냈다. 아직 든든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어쨌든 풀백의 무덤인 인천에서 준수한 활약을 해준다면 그의 커리어에도, 인천의 전력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인천의 뉴비 임은수. 그가 파이터의 기질만 가진다면 김남일과 같은 유형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여전히 그런 모습은 부족하지만 그가 볼란치의 역할을 하면서 중원이 살아났다. 한석종과는 질이 다른 패스를 해주고, 수비에서 백4를 열심히 보호해주면서 아길라르와 고슬기를 조금 더 자유롭게 해줬고, 위치 선정이 불안한 부노자와 김대중의 빈자리를 채워주었다. 때로 아슬아슬한 모습이 나오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온다면 내가 생각하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수 많은 유스들이 지나갔지만 그처럼 포텐셜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본 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으으으으리의 전남. 백4가 불안하다는걸 여전히 못 깨달은 것인지 좋은 선수들을 가지고도 인천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60분이 넘어 인천의 패배 혹은 무승부의 망령이 살아나 한 골을 넣었지만 그 기세를 몰아가지 못했고 오히려 이호승의 바보 같은 판단으로 실점하고 말았다. 올해 인천에게만 준 승점이 무려 7점. 인천이 이번 승리로 승점이 20점이 되었는데 1/3이나 줬으니 전남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 작년부터 인천의 강제 잔류를 위해 노력하는 전남에게 인천은 반드시 자매도시를 맺자고 요청해야 할 것이다. 그게 어렵다면 허정무나 이호승에게 감사패라도 전달해야 하지 않을까 ㅋㅋㅋ

삭발 투혼의 빡빡이들도 열심히 뛰었고, 인천은 그렇게 이겼다. 최근 경기력을 이번 한 경기로 희석시킬 수는 없고, 상대도 강등을 다투는 전남이기에 많은 의미를 부여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시기에서 승리를 했다는 것은 반등의 기회를 잡은 것이고 이 기회를 살려서 조금 더 위로 올라가야 한다. 인천은 그럴 전력을 가졌다. 한 발 더 뛰는 헌신. 그게 필요하다. 인천은 전남을 이겼고, 대구는 전북에게 역전패 하면서 승점이 3점차로 줄어들었다. 강등권을 벗어날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텐데.

글이 길어졌다. 오랜만에 승리한 인천팬의 기쁨의 넉두리라고 생각하시고 주변에 인천팬이 있다면 기쁨을 함께 나눠주시길. 그렇다면 어제 문선민이 보여준 관제탑 세레머니를 당신에게 보여드리리.

http://tv.kakao.com/v/389310237

인천 3:1 전남

G: 문선민(2), 무고사 / 마쎄도

사진 출처: MBC SPORT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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