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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인천 강등Football for Respect_2024 2024. 11. 11. 08:28728x90반응형
삑 삑 삐이이익ㅡ.
종료 휘슬이 길게 울린 후 우울한 기운의 적막이 경기장을 감싸고, 잠시 후 환호하는 목소리와 탄식의 마른 외침이 허공을 갈랐다. 그리고 ‘인천 강등 인천 강등’ 대전팬들의 외침이 메아리가 되어 떠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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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올라오면 누군가는 내려가야만 하는 국내 유일 승강제 프로리그에서 2013년부터 2024년까지 잘 버텨주고 열심히 해줬다. 시민 구단 중 유일하게 강등되지 않았던 자부심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쉽게도 추억이 되어야 한다. 기록은 언젠가 깨지기 마련 아닌가라며 스스로에게 위안을 해보며 인천의 강등을 받아들인다.
여름이 되기 전부터 강등의 느낌이 강하게 왔고, 오랜 시간 9위를 하다가 처음 12위가 되었을 때 이제는 그때가 왔다고 느꼈던 거 같다. 종료 휘슬이 울리고 1:2로 대전한테 지면서 강등이 확정 됐을 때 슬프거나 괴롭지는 않았다. 덤덤했고 조금 씁쓸했을 뿐이다. 이길 수 있던 두어 경기가 생각났고, 위기 때 빛났던 여름 시장을 그냥 그렇게 아무 영입 없이 보낸 것이 아쉬웠다. 누구 탓을 할 수도 없다. 올 시즌 유니폼을 공개하며 다양한 빛이 모여 인천 유나이티드라고 한 것처럼 다양한 이유가 모여 강등이 된 것이다. 36라운드 전북과의 경기에서 모든 걸 던지지 않은 것이 자꾸 생각나지만.
오랜 시간 강팀들과 재밌게 잘 놀다 간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방울방울 추억을 쌓으며, 높은 곳에서 팀이 경쟁하는 것을 보며 젊은 시절을 보냈다. 누군가 20년 무관이라며 조롱하지만 그들은 우승컵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뛰어줬던 시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재밌었고, 남들이 왜 K리그를 보냐고 했을 때도 그 투쟁심과 경쟁심이 날 경기장으로 이끌었다.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으리라. 유니폼을 챙기고 경기장을 향하는 발걸음도 낯설지 않은 인천팬들도 인천축구전용경기장도 모두 그대로 일 테니. 단지 K리그1에서 K리그2로, 상대하는 팀의 이름과 경기장이 다소 생소해질 뿐이지만.
경기장을 다니며 처음 느꼈던 긴장감은 강등으로 맥없이 풀렸지만 그 긴장감을 다시 느낄 때는 아마 인천이 승격이라는 단어를 눈앞에 둘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인천 유나이티드를 좋아하는 분들 모두 잘 추스르고 2024 시즌을 마무리하길 바란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응원하느라 모두 고생하셨습니다.728x90반응형'Football for Respect_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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