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압박(high press)의 중요성
지난 화요일(10월 5일), 광주FC와 비셀 고베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경기가 있어서 후반 부분부터 보았다. 2023년 K리그1에서 3위를 차지하고 처음 참여한 아시아 무대. 인천이 작년에 처음 출전하여 좋은 모습을 보여줬듯 광주도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3연승을 달리며 완전 새로워진 아챔 엘리트에서 1위를 질주하는 중. 열악한 재정 때문에 아챔에 나와서 돈을 버는, 그야말로 광건족(광주+황건족)의 모습이다.
비셀 고베는 다음과 같은 프리뷰를 내놓았었다.
볼거리 중 하나는 트랜지션(공수의 전환)으로 어느 쪽이 앞설 수 있느냐가 될 것이다. 하이프레스&카운터가 특기인 비셀 고베는 높은 위치에서 공을 빼앗아 빠른 공격으로 많은 기회를 만들 계획.
비셀 고베 경기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압박을 얼마나 잘하길래 저런 글을 썼을까 싶었다. 하지만 경기를 보니 진짜였다.
수비할 때 보면 비셀 고베(붉은색)는 상당히 높은 위치에서부터 수비를 시작한다. 인천처럼(…) 한두 명이 하는 것이 아니라 4명 이상이 바로 압박을 해오니 아무리 빌드업이 강점인 광주라 할지라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광주는 높은 확률로 공을 잃었고 비셀 고베는 공을 탈취 후 뒤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부터 빠르게 공격을 시작했다.
센터백이 빌드업을 했을 때 압박으로 공을 빼앗었고 순식간에 박스 근처까지 와서 슈팅을 날렸다. 저 장면에서는 김경민의 세이브가 나왔지만 이러한 모습이 너무 자주 나왔다.
결과는 2:0이었지만 사실 내용으로 보면 더 차이가 났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다. 3연승을 달리던 광주였기에 경기력이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비셀고베가 정말 압박이 강하고 빠르다. 압박이 가장 높은 팀이다. 내가 많은 경기를 뛴 건 아니지만 외국 팀하고 이렇게 해보면서 압박 수준에 놀랐다. 우리가 한 겹 벗겨내더라도 다른 선수가 다시 우리를 감싸더라. 그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모두가 누구 한 명 할 것 없이 희생하더라.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뒷공간을 통해 해법을 찾았어야 하는데 우리가 많이 부족했다.
-광주FC 정호연
정호연 선수의 인터뷰처럼 광주는 90분 내내 압박에 시달렸고 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그 반대로 비셀 고베의 전방 압박을 보니 J리그 1위를 달리는 팀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시즌이 끝나면 인천에 대해 쓰면서 적어보겠지만 올해 트렌드는 전방의 강한 압박과 높은 에너지 레벨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잘 해내는 팀이 높은 위치에, 그렇지 못한 인천(…)은 아래에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단순하지만 복잡하게 돌아가는 축구의 전술. 이렇게 한 경기 보면서 또 배운다.